[한경에세이] 눈 뜨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
취업준비생에게 직장으로의 출근은 희망이다. 공교롭게도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로망은 퇴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월요병’이라는 말처럼 월요일에는 그런 현상이 더 심하다. 지난달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5명 중 3명이 새해에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인생의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는 개인은 물론 사회에도 불행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 나도 어떻게 하면 ‘눈 뜨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 것인가 늘 고민해왔다.

회사가 그런 곳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장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회사가 성장의 비전이 보이지 않고 회사의 성장과 자신의 성장이 연결되지 않거나, 또는 그 과정이 즐겁지 않고 스트레스인 경우 직장인들은 이직을 고민하게 된다.

회사와 개인이 함께 성장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 첫발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에서 시작해야 한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일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일을 통해 성과를 내는 과정은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거의 다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2% 부족해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성공하고 난 뒤에도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발목 잡힐 때도 있다.

세계화, 정보화, 첨단기술 발전 등으로 짧아진 제품 및 지식의 주기는 기업을 한층 치열한 경쟁으로 내몬다. 그러나 회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멈추면 눈을 떠도 출근할 곳이 없게 된다. 지속가능한 회사의 성장이라는 기반 위에 구성원들이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공정하게 평가받으며 성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눈 뜨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가 될 수 있다.

회사와 개인의 성장, 이 과정이 즐겁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와 건전치 못한 스트레스가 사라져야 한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는 하룻밤 푹 자고 일어나면 해소될 수 있지만,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잠마저 설치게 한다. 구글의 인사책임자 라즐로 복은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라는 책에서 직원에게 자유와 재량권을 부여해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이야말로 직원들로 하여금 일을 더 의미 있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화와 상의 없이 단순 명령만 있으면 구성원들은 일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즐기기도 어렵다.

계속 성장하고 즐거움을 주는 일은 자신의 삶에 비상(飛上)의 날개를 달아 주고, 눈뜨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