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탄핵보다 사임을 택하기를 바랍니다." 윤 대통령의 인수위에서 일했던 카디르 준 아이한(한국명 한준) 디플로머시애널리틱스 대표(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비상계엄 및 탄핵 추진 사태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탄핵은 길고 추한 과정이고, 정치적으로 한국에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언급하면서 "그때는 여론이 처음에는 아주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시위가 이어지면서 여론이 갈수록 악화했다"면서 "이번엔 처음부터 여론이 아주 좋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오랫동안 탄핵에 반대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이한 대표는 터키 출신이며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으로서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통합과 이민 문제에 관한 위원회에 참여했다. 그는 "당시 경험은 좋았지만 이런 식으로 이 정부가 끝나게 되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면서도 탄핵이 한국사회에 일상적으로 자리잡을 것을 우려했다. 아이한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반대파는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탄핵을 요구했다"고 회고하면서 "대통령에 반대할 때마다 탄핵을 요구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그가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해 더 탄핵사유를 충족하지만, 탄핵을 통하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서 책임을 명확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생각하는 배경이다. "정치적 법적 책임을 받아들이고 사임해
계열사 경영진에 150억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김기유(69)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재판에 넘겨졌다.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여경진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김 전 의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 이모(65)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당시 그룹 계열사인 고려·예가람저축은행 대표였던 이모(58)씨에게 150억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해당 저축은행이 자본 잠식 등을 이유로 이씨의 회사에 대한 대출을 두 차례 거부했음에도 김 전 의장이 대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지시하고, 5영업일 만에 충분한 심사 없이 대출이 이뤄지도록 한 것으로 파악했다.검찰은 지난 7월 이씨와 이 전 대표를 구속 기소했으며,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을 통해 김 전 의장의 혐의도 확인했다.앞서 검찰은 김 전 의장에 대해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