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사건 재판장, 환경부 블랙리스트·윤총경 연루 사건서도 檢과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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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사건 무죄 판결, 국보법 위헌 제청해 진보성향 분류도
檢 공소장에 유독 깐깐…"정치색 없다" 평가도
檢 공소장에 유독 깐깐…"정치색 없다" 평가도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5기)는 환경부가 지난 정부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인사보복 명단)를 관리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에 관련 재판을 맡고 있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 9월30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재판)에서 서울동부지검 측 공소장의 문제점을 30분간 지적했다. 그는 “공소사실이 지나치게 장황하고 산만하다”며 “판사 생활을 20년 했지만 업무방해죄 범죄사실에 이렇게 대화 내용이 상세히 나오는 건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 등의 감정상태가 여과없이 표현돼 있고, 따옴표를 이용해 대화내용을 직접 인용한 부분이 많다. 적절히 수정·삭제해달라”고 주문했다. 10월29일 두번째 재판에서도 “실행 행위자들과 피고인들이 어떤 공범 관계인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걸로 공소장 변경을 요청드린다”며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무죄 판결을 해야하는지, 아니면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하는지를 변호인 측에서 의견을 밝혀주시면 참고해 선고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에 공소장을 변경해 제출했지만 송 부장판사는 “반박의 소지가 있는 사실관계를 기초로 공소사실을 기재해 당황스럽다”고 또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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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부장판사가 문 대통령의 측근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건 재판에서도 서울중앙지검측의 공소장 변경을 막았고, 검찰이 항의하자 “검사는 검사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나. 계속하면 퇴정 요청을 하겠다”고 발언했다. 또 “이번 주까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정 교수에 대한 보석 여부를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한 현직 판사는 “공소장 변경의 옳고 그름을 떠나 보석 퇴정 등의 감정섞인 발언들은 재판장이 쏟아내는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뇌물죄처럼 일시와 장소가 중요하지 않은 문서위조 범죄까지 일시 장소에 따른 공소장 변경을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재판 초기부터 적극적인 증거 공유로 판사에게 사건을 잘 이해시키지 못한 검찰의 책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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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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