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3위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상대로 “미국자동차노조(UAW)에 뇌물을 주는 등 부당노동 행위로 GM에 손해를 끼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 간 진행 중인 합병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GM은 20일(현지시간) “FCA가 UAW 간부들을 매수해 인건비를 낮추고 GM의 교섭을 장기화시키도록 하는 등의 불법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소송을 미시간주 법원에 제기했다.

산업별 노조인 UAW는 GM과 FCA, 포드 등 노조의 상급단체다. GM은 이 같은 부당노동 행위로 FCA가 GM보다 시간당 8달러가량의 인당 비용을 적게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GM의 소송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하는 ‘UAW 부패 사건’과도 맞물려 있다. FBI 수사 결과 UAW 간부가 자동차 회사로부터 뇌물을 받고, 조합원 연수비 등 수백만달러의 기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가 드러났다. 지금까지 UAW 간부 등 모두 8명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 여파로 이날 게리 존스 UAW 위원장이 사퇴했다.

미 언론들은 FCA와 PSA의 합병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소송이 나온 점을 주목했다. FCA는 성명에서 “이번 소송은 진행 중인 UAW와의 노사 협상뿐 아니라 PSA와의 합병을 방해하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FCA는 푸조·시트로엥·오펠 등을 보유한 PSA와 50 대 50 합병에 합의한 상태로 현재 노조를 설득하고 있다. 두 업체의 합병이 성사되면 연간 자동차 판매 대수는 총 900만 대로 폭스바겐, 르노닛산,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GM을 밀어내고 세계 4위에 오른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