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수는 하지만…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왼쪽 두 번째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악수는 하지만…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두 번째다. 왼쪽 두 번째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1주일여 앞두고 미국 측에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과 군사 정보를 공유하기는 어렵다”는 기존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청와대를 찾은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일 간 안보협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관련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노력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화답했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관련 양국 국방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종료로 득을 보는 것은 결국 중국과 북한”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의 파기 결정으로 이달 23일 0시 종료되는 지소미아의 연장 필요성을 재차 요구한 것이다.

文대통령 "지소미아 종료 전 日 태도 변화 기대"
에스퍼 美국방 "일본에도 해결 노력 요청할 것"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50여 분간 진행한 비공개 면담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에 집중됐다.

이달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수출규제 철회 등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만약 지소미아가 종료되더라도 한·미·일 간 군사안보 협력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공감을 표했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하는 미국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재차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미국 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나타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두 분이 나눈 구체적인 발언을 다 전할 수는 없다”면서도 “에스퍼 장관이 미국 방침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한·미·일 간 안보협력 관계가 영향을 받지 않느냐는 궁금증이 있는데, 그 부분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한국의 원칙적인 방침을 밝혔지만 지소미아 문제가 해소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데 에스퍼 장관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시한 전까지 일본의 변화된 시각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미가) 함께 이 부분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기류”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이 올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양국 간 연합공중훈련 조정이 이달 예정된 훈련에 당장 적용될지에 대해서는 “조정 결정이 언제 어떻게 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고, 협상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면담에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얘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원/이정호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