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매표 예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이 서로 내년 총선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적인 예산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총선용 현금 복지로 국민 호감을 사느라 혈세를 쌈짓돈마냥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2017년에는 22조원이던 현금 복지예산이 올해는 두 배나 늘었다”며 “각 행정부는 물론 여권 지방자치단체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배정받은 예산을 복지정책에 쏟아부어 노인 일자리, 노인 지원 등 중복 지원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국민 현혹용 세금 현금 살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진짜 ‘매표 예산’을 추진하는 것은 한국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대해 ‘빚놀이’ ‘매표 행위’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황 대표는 당시 “정부가 513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편성하고, 그중 60조원은 적자부채, 국채를 발행해서 하겠다고 한다”며 “빚을 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가 되는 곳에 뿌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6월 당정이 이장·통장 처우 개선을 위해 수당 50%를 올릴 때 한국당은 ‘총선용 현금 뿌리기’라고 맹렬히 반대했다”며 “그런데 지난 11일 느닷없이 올해 올린 수당을 두 배로 또 올리자는 주장을 한국당이 했다. 아무 설명도 없이 불과 다섯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정반대 주장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게 ‘선거용 매표 예산’의 생생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정부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행정안전부의 ‘이장·통장 수당 지원’ 사업에 1320억원을 새롭게 반영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 6월 이장·통장에게 지급되는 기본수당을 현행 월 최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10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는데, 한국당의 강력한 요구로 10만원을 더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