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투자·R&D…삼성바이오에피스, 8년 만에 흑자 '눈앞'
“다국적 제약사들이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20년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설립 8년 만에 제품 판매액 1조원 돌파와 함께 첫 흑자를 앞두고 있습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사진)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생 회사로서 이른 시간 안에 성과를 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2년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헬스팀장을 맡아 삼성그룹 바이오사업을 주도해온 고 사장은 2012년 설립 때부터 대표를 맡아왔다. 업계에선 지속적인 투자와 동시다발적 연구개발(R&D) 전략을 호실적 배경으로 꼽고 있다.

지속투자·R&D…삼성바이오에피스, 8년 만에 흑자 '눈앞'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지역 판매 파트너인 바이오젠은 지난 10월 실적발표에서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등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올 1~3분기 누적 판매액이 5억4240만달러(약 6300억원)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액(5억451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전체 판매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시장 선전에 힘입어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도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2017년 3148억원, 2018년 3687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두 배로 뛰어 7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매출은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작년 1031억원이던 영업손실도 올해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게 됐다.

고 사장은 매년 두 배씩 성장하는 비결로 과감한 R&D를 꼽았다. 그는 “바이오 사업이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적자를 낼 것을 알고서도 그룹에서 투자를 지속했다”며 “이를 통해 동시에 여러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창립 이후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그룹이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6년 1월 유럽의약청(EMA)으로부터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판매 승인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플릭사비, 임랄디 등 바이오시밀러를 매년 시장에 내놓았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는 지난해 출시한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를 포함해 총 네 종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