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 금리라더니…" 채권형 펀드 투자자의 '눈물'
최근 시중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급락)하면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3개월 전에 신규 진입한 채권 투자자는 이미 손실 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최근 3개월(지난 8일 기준) 수익률은 -0.55%였다. 이는 국공채, 회사채, 일반채, 초단기채 펀드 수익률을 평균한 것으로, 국공채 펀드만 놓고 보면 -2.09%로 손실폭이 가장 컸다. 편입한 채권의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길어 채권 금리 변화에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회사채 펀드는 -0.19%, 일반채 펀드는 -0.55%, 초단기채 펀드는 0.22%였다. 초단기채는 만기 6개월 안팎의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현금성 자산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극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화해 무드로 돌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안전자산이 채권으로 피신했던 자금이 다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3.76%였다.

지난 8월 16일 연 1.093%로 사상 최저점을 찍은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금리)은 지난 8일 연 1.518%로 올랐다.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최저점인 연 1.172%에서 연 1.803%로 더 크게 올랐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렸지만 추가 인하 기대가 약화하면서 채권시장 흐름을 돌려놓기엔 역부족이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0월 금리 인하 때 적극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이 2명에 불과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기로에 섰지만 금리에 대한 전문가들 전망은 엇갈린다. 미·중 무역 합의에다 재정 확대라는 국내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과 국내외 경기가 여전히 둔화되고 있어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