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능체제선 정시확대 바람직하지 않다"
김도연 전 포스텍 총장(사진)이 2022학년도부터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 모집 비중을 크게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시 비중 확대를 위해선 선결 조건으로 수능에 서술형 문항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전 총장은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장관을 지낸 교육계 원로다.

김 전 총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 수능 체제를 유지하면서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공정이라는 가치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정책이든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인데 그림자만 보고 계속해서 정책 방향을 바꿔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장은 정시 비중을 늘린다면 먼저 수능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술형·논술형 수능 도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전 총장은 “미래에는 정답을 찾아내는 인재가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아는 인재가 필요한데 수능은 정답을 찾기 위해 잘 훈련받은 학생을 골라내는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벌어진 ‘조국 사태’로 인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악(惡)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의견도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일부 대학이 운영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문제가 있다고 정부가 나서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은 야간에 범죄가 일어난다고 통행금지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학생부종합전형에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면 해당 대학을 철저하게 징계해 발본색원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공론화를 통해 ‘2022학년도 정시 30% 이상’ 등이 권고된 상황에서 이를 시행하기도 전에 정시 확대를 재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협의회는 “대입제도 개편은 고교학점제 도입이 예정돼 있는 2025학년도 이후에 안정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