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새 공보규정을 발표한 법무부를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법무부가 언론 환경을 5공화국 시대로 되돌리려 한다"면서 "(법무부가)언론에 앙심을 품고 조국(사태에 대한) 복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지난 30일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겠다며 특히 오보를 낸 언론은 검찰청 출입을 막겠다고 발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 공보규정에 대해 "어떻게 이런 발상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할 수 있느냐"면서 "오보 판단의 최종 주체는 사법부임에도 국민의 알권리와 합리적 의혹 등을 고려 안 하고 오보에 대한 자의적 판단을 통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법무부가 21세기 법무부가 맞는지 묻고 싶다"며 "언론감시를 거부하겠다는 법무부의 훈령을 어떻게든 막겠다"고 했다.

한편 법무부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법무부 훈령으로 제정하고 12월 1일부터 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먼저 법무부는 수사 중에는 범죄 혐의나 수사 상황을 비롯해 형사사건 내용을 일절 공개할 수 없도록 했다. 피의자의 실명도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 사건관계인(피의자ㆍ참고인 등)의 이름 역시 AOO 같은 식으로 비실명 처리하고, 기업ㆍ기관의 이름 역시 B건설 등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수사기관 소환 사실을 언론 등에 알리는 공개소환은 전면 금지되고, 피의자가 수사 기관에 출석하거나 구속당하는 모습 등 모든 수사 과정에서의 촬영이 금지된다. 검찰 관계자가 언론에 사건 진행 상황 등을 설명하는 구두 브리핑(티타임)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야권에선 하필 조국 일가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한 것은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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