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식품 대장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국에서 매출이 반등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성장 궤도에 재진입한 게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수 등 신사업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한령' 딛고 中서 영토회…식품 대장株 굳히는 오리온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리온은 10만1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8월 6일 장중 7만5900원까지 떨어졌던 오리온은 이후 반등세로 돌아서 이달 들어 1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과의 식품 대장주 경쟁에서도 다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이후 시가총액에서 CJ제일제당에 밀렸던 오리온은 올해 8월 21일 재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7일에는 시가총액 4조원을 돌파하며 3조원대 초반으로 쪼그라든 CJ제일제당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1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129억원으로 CJ제일제당(3조3646억원)보다 6483억원 많다.

해외에서의 ‘성장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은 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909억원)에도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위축에도 해외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게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3분기 베트남 시장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어났다. 중국(6.0%), 러시아(15.0%) 등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이후 중국에서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며 “베트남에서 초코파이 재고가 줄고 한국 시장에서도 비교적 선방하면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에서의 반등이 주목받고 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내년에 중국에서 스낵뿐 아니라 파이와 비스킷 제품도 출시하기 시작한다”며 “한한령의 충격을 딛고 체력이 다시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4분기에 제주도 용암수로 만든 생수 출시를 계획하는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오리온은 내년에 중국 생수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