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경제연구소-무역협회, 워싱턴서 세미나
美전문가들 "한일 갈등, 세계경제에 악영향"…"美 관여" 주문도
한일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가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면서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한미경제연구소(KEI)와 한국무역협회가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한일 관계가 무역과 세계 경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부소장은 양국이 "다소 냉소적인 방식으로 민족주의를 사용해왔다"며 현재 양국 관계에 대해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로 대응하고 이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이뤄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느 정도 관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WTO의 분쟁 해결 메커니즘은 한계가 있다면서 "정책 권고보다는 미국이 다시 관여하는 것을 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과 혁신 재단'의 스티븐 에젤 부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 "한국 전자제품 제조업만이 아니라 집적회로에 의존하는 모든 하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을 우려했다.

그는 국제적 영향에 대해 "단기적으로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이 수혜자로 유력하다"고 했다.

TSMC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인텔은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업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반도체 업체가 일본의 소재 공급을 크게 줄일 동기를 만들고 중국의 경우 반도체 자급자족 추진을 자극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 공급망 세계화와 무역 자유화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원만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드로윌슨센터의 고토 시호코 연구원은 한일 갈등에 따른 수출 둔화와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일본도 국내총생산(GDP) 감소를 겪는다며 "매우 불안정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양국 관계와 관련, "지리는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양국이 인접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지금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결론은 양자 관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지난달 서울에서 한일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 300명이 회의를 가진 것을 언급하며 "당면 목표는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문제에도 초점을 맞추고 현상 유지(status quo)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등 과거사를 놓고 긴장이 조성됐고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면서도 "동반성장에 대한 기대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을 개선할 빠른 해결책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 관계는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며 "기회도 있고, 점진적인 방법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