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증가세…외국 관광객 통한 불법 축산물 적발도 이어져
김현권 "제주도 돼지열병 안전지대 아냐…中 유입 위험 상존"
우리나라 남단 제주도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전파로부터 안심할 수는 없다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15일 말했다.

이런 지적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양돈 농가에서 집중 발생한 데 이어 경기·강원 접경 지역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되면서 방역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나온 것이다.

김 의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제주도에서도 발병할 소지가 충분하다"며 "특히 중국으로부터 질병이 유입돼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 근거로 ▲ 2016년 돼지열병(CSF) 발생 ▲ 중국인 관광객 증가 ▲ 야생멧돼지 포획 증가 ▲ 해외 불법 휴대 축산물 적발 등을 들었다.

제주도에서는 2016년 6월 돼지열병이 발생해 사육 돼지 1천415마리를 살처분한 바 있다.

물론, 당시 돼지열병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다른 질병이다.

그러나 감염경로가 비슷해 방역 당국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제주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다면 도내 277개 농가의 돼지 53만마리가 모두 살처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질병 유입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의원이 제주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과거 '돼지열병(CSF) 역학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러스 유입 원인으로는 "우리나라 육지부 발생 보고가 없고,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 중국과 가장 유사해 인적·물적 교류에 의해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돼 있다.

김현권 "제주도 돼지열병 안전지대 아냐…中 유입 위험 상존"
보고서는 외국인 근로자, 국제우편, 외국인 관광객 방문 등을 후보로 들었다.

제주도에서 중국 관광객은 2006년 531만명에서 2016년 1천585만명까지 늘어난 바 있다.

제주항과 제주공항에서 해외 불법 휴대 축산물 적발 건수도 2015년 4천565건에서 올해는 지난달까지 1만2천548건으로 3배나 껑충 뛰었다.

김 의원은 "특히 적발 사례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가 나온 것도 2건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에서는 매년 포획·도태되는 야생멧돼지 수도 늘어나고 있다.

김 의원은 "제주도는 비무장지대(DMZ)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이지만, 중국으로부터의 유입 가능성도 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번질 수 있는 여건이 성숙해 있다"며 "한라산 멧돼지 포획·관리를 중점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