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사이에드 후보, 77% 득표율로 승리 예상"

2011년 '아랍의봄'의 발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법학교수 출신인 카이스 사이에드(61)가 압도적인 표 차로 나빌 카루이(56)를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 대선서 전직 법학교수 당선 유력…젊은층 몰표 얻어
AFP·AP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시그마콩세이' 등은 13일(현지시간) 실시된 튀니지 결선투표 출구조사에서 무소속인 사이에드가 약 77%의 득표율로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에드에 맞선 언론계의 유명인사 나빌 카루이는 27%가량의 표를 얻을 것으로 여론조사기관들은 전망했다.

공식 결과는 14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에드의 당선이 유력시 되자 지지자들은 그의 선거운동 사무소 앞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기뻐했다.

튀니지 대선서 전직 법학교수 당선 유력…젊은층 몰표 얻어
사이에드는 자신의 지지자들과 취재진에게 "새로운 튀니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사이에드는 "(튀니지)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시작됐다"며 "젊은 세대가 이번 선거 캠페인을 이끌었다.

나는 그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젊은층에 고마움을 표했다.

튀니지 대선서 전직 법학교수 당선 유력…젊은층 몰표 얻어
무소속의 사이에드는 지난달 17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18.4%를 득표해 후보 26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민영 방송사인 '네스마'를 소유하고 2017년 '칼릴 투네스 재단'을 설립, 빈민지원 활동을 벌여 대중적 인기를 끈 카루이는 당시 15.6%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결선 투표를 앞두고 튀니지 의회의 제1당인 온건 이슬람 성향 '엔나흐다'가 사이에드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사이에드는 사실상 '아웃사이더'로 꼽혔다.

법학교수 출신인 사이에드는 솔직한 성격과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워 기성 정치인들에 실망한 젊은 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그는 부패를 척결하고 중앙정부의 권력을 분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시그마콩세이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18∼25세의 90%가 이번 선거에서 사이에드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세 이상 유권자 중에서는 투표자의 49%만이 그를 선택했다.

사이에드는 튀니지 인접국인 리비아와 알제리를 방문하고 팔레스타인 독립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외교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튀니지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드물게 2011년 아랍의 봄을 거치며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하고 여성 인권 문제 등에서 진보적인 국가로 꼽힌다.

이번 선거는 튀니지에서 8년 전 민중봉기로 독재자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이 축출된 뒤 두 번째로 치러지는 민주적인 대선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