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잠정실적 발표…매출·영업이익 일제히 반등 성공
스마트폰·디스플레이 호조…메모리 회복세 '솔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데에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가 주된 역할을 했다.

여전히 이어진 반도체 부문 부진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로 상쇄한 것이다.

반도체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년부터 실적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분기 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1년 전(17조5천700억원)보다는 56.2%나 감소했으나, 전분기(6조6천억원)와 비교해서는 16.7% 늘었다.

올해 1분기 6조2천330억원 흑자를 낸 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간 셈이다.

잠정 실적 발표 때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으나, 업계에서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 개선이 3분기 반등을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 '깜짝' 실적…갤럭시·디스플레이로 반도체 부진 상쇄
◇반등 이끈 스마트폰·디스플레이…두 부문 영업익 3조원대 추정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M(IT·모바일) 부문에서 '갤럭시노트 10'과 갤럭시 폴드의 흥행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2조5천억원 이상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 노트10은 역대 스마트폰 중 사상 최단 기간인 출시 25일 만인 지난달 16일에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었다.

갤럭시A 등 중저가 신모델 판매도 양호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중국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했던 점도 삼성전자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5%대까지 하락했던 IM 사업 영업이익률이 3분기에 8%대로 복귀한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1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나, LCD의 매출 기여도가 낮아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판매 증가 등이 디스플레이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

애플 아이폰11 신제품에 들어가는 모바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 증가 수혜로 디스플레이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거뒀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삼성전자 '깜짝' 실적…갤럭시·디스플레이로 반도체 부진 상쇄
◇반도체 '다운턴' 벗어나나…회복 국면 토대 마련
반도체 부문에서는 시장 전망치는 상회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D램과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는 회사의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28%와 20%로 추정된다.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며 재고 조정에 속도가 붙기는 했으나, D램 시장이 여전히 부진한 탓에 가격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 담당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을 3조3천억∼3조6천억원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다운턴'(하락국면)을 벗어난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지만, 아직 정상화 국면으로 보이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말부터 나타난 기업 PC 수요 회복의 영향이 지속됐고, 모바일에서는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낸드는 이미 정상재고 수준으로 낮아졌고, D램도 내년 상반기에 정상 재고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깜짝' 실적…갤럭시·디스플레이로 반도체 부진 상쇄
◇TV·건조기 등 가전 부문 고르게 양호
TV와 생활 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 가전(CE) 부문 실적은 2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3분기 영업이익은 7천억원 전후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QLED TV는 올해 상반기에 200만대 판매를 기록했고, 건조기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가전 전 분야에서 고르게 양호한 성적을 나타냈다.

신개념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업이익의 절반을 담당하는 반도체 부문 회복 시점과 맞물려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