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의 돼기고기 가격도 주말부터 10%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26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함에 따라 전국 돼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48시간 연장되면서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이런 추세로는 이번 주말 무렵부터는 돼지고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축분이 떨어지고 도매가가 급상승해 완충 여력이 없다는 것. 돼지 폐사와 살처분 등으로 공급량이 줄면서 ㎏당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16일 4558원에서 25일 5097원으로 11.8% 상승했다. 한때 30%가 넘는 6200원대로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고기가 시장에 나오는 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있지만 정부는 수차례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감염 돼지고기가 출하될 가능성은 없다고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정밀검사 2건 진행 중…48시간 이동 중지 명령 한차례 연장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상륙한 지 열흘째인 26일 하루 동안 2건이 추가 발생해 총 발생 건수가 8건으로 늘었다.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에서 발생한 의심 사례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경기도 양주시 은현면과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사례는 음성으로 판정이 났고, 저녁에 추가로 신고된 양주시 은현면과 강화군 하점면 등 2건에 대해서는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이날 오전 확진된 강화군 석모도 사례까지 더하면 국내 발생 건수는 총 8건으로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아프리카돼지열병은 17일 첫 발병 이후 18일 1건, 23일 1건, 24일 2건, 25일 1건이 발생했다.발생 농장은 모두 정부의 중점관리지역인 경기도와 인천, 강원도 등 3개 광역시도 내에 있고, 정부도 아직 확산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그러나 강화도의 경우 본섬이 아닌 서쪽 석모도까지 번진 데다 24일부터 사흘간 네차례나 확진 판정이 나와 우려를 더 하고 있다.정부는 이날 정오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국적인 48시간 돼지 이동 중지 명령을 한 차례 더 연장해 28일 정오까지 이동을 통제했다.또 이날부터는 경기 북부권역의 축산 차량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했다.돼지 살처분 범위가 발생농장 반경 3km 내로 설정됨에 따라 25일 저녁 기준 살처분 대상은 총 6만마리를 넘어섰다.그럼에도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일반적으로 야생 멧돼지나 잔반 급여 등을 감염 경로로 보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환경부는 전국의 야생멧돼지 1천여마리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ASF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ASF로 폐사한 북한의 멧돼지에서 발생한 구더기, 파리나 폐사체에 접근한 조류, 곤충이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가설에 머물고 있다.정부는 경기 북부를 지나는 임진강 등 하천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특히 이날 축산차량 출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강화군 옆 석모도 폐농장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옴에 따라 감염 원인이 더욱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일각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두고 환경부, 국방부,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조 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의 멧돼지 검사는 농식품부에 통보되고 있고, 민통선 내에서 멧돼지 사체가 발견돼도 농식품부와 환경부에 동시에 통보된다"며 "부처 간 협조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으로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 시작하는 국경절 연휴 이전에 비축 돼지고기 1만t을 추가로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국경절을 맞아 비축 돼지고기를 추가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난 19일 비축 돼지고기 1만t을 시장에 공급하기도 했다.가오 대변인은 “국경절 연휴 돼지고기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등은 국경절 이전에 1만t의 비축 돼지고기를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며 “돼지고기 가공식품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비축 돼지고기 공급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해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중국 육류 시장의 공급은 전체적으로 충분하고 가격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중앙정부의 비축 육류 방출량은 돼지고기 2만t, 소고기 2400t, 양고기 1900t”이라며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방정부에서도 비축 고기 방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오 대변인은 또 상무부는 앞으로도 돼지고기의 시장 수요와 공급, 가격 변화를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중국 정부는 최근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대응해 지난달 돼지고기 수입량을 전년 동기 대비 76% 늘렸고, 미·중 무역전쟁 중에도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추가 관세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비축 돼지고기 방출 등 여러 대책에도 지난주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0.9% 상승하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으로 인한 직접 손실은 1조위안(약 170조원)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왔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리더파 중국농업대학 동물과학원장은 지난 24일 양돈업계 포럼에서 “국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직접 손실은 1조위안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는 돼지 사료와 요식업 관련 손실 등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리 원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 돼지고기 생산량이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면 해외에서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