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불황을 이기는 경영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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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전문기자 칼럼] 불황을 이기는 경영비결](https://img.hankyung.com/photo/201909/07.14212986.1.jpg)
경기 침체로 문을 닫는 업체도 있는데 이 회사는 어떻게 일감이 넘치는 것일까. 반도체 화학 음료 등 제조업에서 중요한 공정 중 하나가 기체와 액체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일이다. 이 역할을 하는 게 필터고 이를 담는 용기가 필터하우징이다. 대형 필터하우징은 뚜껑 무게만 100㎏이 넘는다. 이를 볼트와 너트로 풀고 죄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두세 명이 달라붙어야 한다. 이 회사는 혼자서 핸들을 돌려 전기밥솥 뚜껑처럼 가볍게 여닫는 장치를 개발했다. ‘크램프 타입 필터하우징’이다. 이 회사의 박대석 대표는 “서너 시간 걸리던 대형 필터하우징 개폐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였다”고 말했다. 이런 아이디어 덕분에 주문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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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지 않다. “외환위기 때만큼 힘들다”는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이를 이겨나가는 기업이 있다. 인천의 헬리녹스도 그중 하나다. 이 회사의 의자들이 지난 7월 루브르박물관 앞뜰을 뒤덮었다. 유리 피라미드 설치 30주년 기념행사에 의자 1000개를 설치한 것이다.
이 회사는 ‘초경량의자’라는 아이디어로 아웃도어용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설치한 의자는 무게가 990g에 불과하지만 145㎏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거구의 씨름선수가 앉아도 끄떡없다. 디자인도 뛰어나 유럽 일본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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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
하지만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끈질긴 도전정신이다. 박 대표가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한 것은 수없는 실패가 밑거름이 됐다. 청년시절 시골에서 상경한 박 대표가 처음 배운 일은 용접이었다. 밀링과 선반작업도 틈틈이 익혔다. 현장 경력이 수십 년에 이르는데도 신제품 필터하우징을 개발하는 데 백 번이 넘는 실패를 경험했다. 시간도 15년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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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영 환경이 어렵다며 사업을 포기하고 싶다는 기업인이 많다. 수십 년 사업을 해온 기업인은 누구나 그 나름대로 노하우를 축적했을 것이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입히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토대로 끈질기게 도전하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이게 성공한 기업인들이 주는 일관된 메시지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 번 도전정신을 불사를 때다.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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