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 5월 이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궤도를 두 차례 이상 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키로 결정한 것이 일본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 5~9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궤도를 최소 두 번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다. 동해 쪽에서 경계 중이던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이나 일본에 배치된 항공자위대 레이더가 북한의 미사일 궤도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사일 탐지는 발사 지점까지의 거리와 지구 곡률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본보다는 한국 쪽에서 포착하기 쉽다. 한국군은 이들 미사일 탐지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일본 측이 북한 미사일 궤도 추적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5~9월 발사된 미사일 대부분이 통상보다 낮은 고도 60㎞ 이하로 비행했으며 저고도와 변칙적인 궤도를 취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북한 미사일 궤도 추적에 실패하면서 지소미아 종료가 일본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것이란 전망도 늘고 있다.

한편 미국 민주당 소속의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이 한·일 갈등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중재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에 따르면 엥겔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일 관계가 악화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지역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이해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 사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임락근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