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숨바꼭질' 한인섭 "취재 자제" 당부…조국 자녀 인턴 허위발급 의혹 조사
한인섭(60) 형사정책연구원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가 허위 발급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나가 참고인·피고발인 신분으로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한 원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 20일 소위 증명서 발급 의혹 관련 참고인으로 검찰에 나가 진술했다”면서 “10년 전, 6년 전의 상황에 대하여 상세히 기억하기 어렵지만, 제가 아는 범위에서 나름 충실하게 설명했다. 점차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이어 “연구원 출근과 근무에 애로가 많았다. 책임자로서는 직원들이 평온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업무를 수행했다”며 “새벽에 출근했더니 ‘도둑출근’이라 하고, 회의준비에 차질이 있을 정도의 상황인지라 연가처리를 했더니 ‘꼭꼭’ 숨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취재열기가 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활동을 방해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원장은 “기자들의 취재가 직장이 아닌 저희 집 부근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며 “아파트 건물 안과 주차장에 기자들이 드나들며 사진을 찍고, 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할 수 있는 주민전용공간에 함부로 들어와 집 현관문 앞까지 와서 숨어 있거나, 문을 두드리는 일이 거듭됐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인 이웃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어 잠시 거처를 옮겼더니 ‘잠적’이라 한다”며 “저의 이웃과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저희 집 부근에서 취재활동을 자제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한 원장은 앞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소장을 맡았던 당시 고교생이던 조국 법무장관 자녀에게 서울대 인턴증명서 발급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자신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등산복을 입고 새벽 6시에 출근하고 인턴을 동원해 회의실 앞을 지키게 하는 등 언론과의 숨바꼭질로 논란이 됐다.

형사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는 "민생치안 역량 강화를 통한 시민 안전을 도모하고,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고, 구체적 정책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담당하겠다. 시민사회 및 언론과의 정보공유에 더욱 노력하는 한편, 다양한 연구수요와 비판도 널리 경청하겠다"는 한 원장의 각오가 게재돼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