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무역합의 이뤄도 美경제 크게 회복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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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CIO
무역전쟁 여파 美 제조업 위축
中 다음엔 유럽과 또 붙을 것
무역전쟁 여파 美 제조업 위축
中 다음엔 유럽과 또 붙을 것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월스트리트 자산운용업계에서 한국계로는 최고위직에 오른 사람이다.
윤 CIO는 미국 경기가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으로 인해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무역량이 줄었고 그 여파로 미국 제조업 경기도 꺾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달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 이하로 떨어졌다. 윤 CIO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합의하면 예고한 것처럼 유럽과 또 붙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 경제에 당장 침체가 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앞으로 1년 정도는 경기가 괜찮을 것”으로 내다봤다. 8월 서비스업 PMI가 56.4로 소폭 회복했으며, 지난 7월 소비도 전달 대비 0.7% 상승한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윤 CIO는 “서비스업 PMI가 50 이하로 낮아지고, 월별 신규 고용이 10만 명 이하로 줄어들면 침체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서도 “기술적 요인 탓이며 침체 신호로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윤 CIO는 “현재 경기 상황을 보면 10년물 미 국채의 적정 금리는 2.8% 수준이지만, 양적완화로 풀린 해외 자금이 몰려들어 금리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증시에 대해선 “통상 경기 사이클 후기에는 ‘멜트업(melt-up·단기 과열국면)’이 일어나는 데다 현재로선 별달리 투자할 곳이 없어 돈이 주식과 인프라 쪽으로 몰리고 있다”며 “좀 더 상승장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만약 10%가량 조정받는다면 약간 더 매수할 의향이 있다”며 “최종 판단은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무역전쟁 추이를 보고 내리겠다”고 했다.
윤 CIO는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 정책에 대해 “Fed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다음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Fed가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내리지 않는 한 통화정책은 미 경기를 살리는 데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CIO는 미국이 다음 침체 때는 ‘제로(0) 금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