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칼럼] 2기 경사노위에 쏠리는 이목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2기 출범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위촉직 위원 12명 가운데 문성현 위원장을 제외한 11명이 해촉돼 위원 선정 등 전면 재편 작업 중이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문재인 정부의 노사존중 정책에 따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사회적 대화기구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적으로는 자문기구지만 의결기구로 생각해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초법적인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1기 경사노위의 성적표는 저조해 보인다. 민주노총 불참, 탄력근로제 개편안을 둘러싼 일부 위원의 보이콧, 연금개혁특위 단일안 도출 실패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런 점수가 나오는 데는 인과의 복잡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2기 경사노위의 전면 재편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굵직한 이슈들 떠안았지만

몇 가지 지켜볼 점이 있다. 1기 전례에 비춰 위원회의 향후 위상과 역할이 가장 주목된다. 경사노위는 본위원회, 노사정대표자회의, 노사관계·노동시간·디지털전환 등 의제별위원회 5개, 금융 해운 등 업종별위원회 2개, 연금개혁특위, 양극화해소연구회로 구성돼 있다. 정부 부처 업무를 망라하는 수준이다. 의결 기능까지 부여받다 보니 정치·경제·사회 주요 이슈들은 소관 부처가 아니라 경사노위로 몰리고 있다. 정부 부처 내 적폐청산 흐름 속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 출신이 선거캠프 정치권 등인 공무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늘공(늘 공무원, 직업 공무원)’들이 골치 아픈 일을 슬그머니 경사노위에 넘겼다는 시각도 있다. 그 결과 공직사회에 축적된 정책 자원이 낭비되고, 행정의 연속성 및 효율성은 저해됐다. 정책 결정 타이밍을 늘 실기할 가능성도 생겼다. 경사노위가 주도한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체계 개편, 연금개혁 단일안 도출 등은 현재로는 실패다. 아이러니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노사위가 논의를 주도해왔음에도 정작 이해당사자인 국민은 전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성현의 리더십이 중요

경사노위 산하 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문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진보적 성향의 인사, 노동·시민단체 관계자, 노동법학자 일색으로 구성돼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사노위의 양대축은 단연 노와 사다. 위원 구성 자체에 쏠림이 두드러지면 논의를 거쳐 내린 결론이더라도 양측 모두가 흔쾌히 수용하기 힘든 구조적 문제를 갖는다. “노동법학자들은 노동권 중심으로 사안을 다루는 측면이 강해 노사 대립이 첨예한 경제 이슈에서 특히 균형 잡기 힘든 구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사노위의 내부 불화와 활동 위축이 상층부 인적 구성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있다. 2기 경사노위의 시급한 개선과제로 ‘인적 구성에서의 균형 잡기’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은 이유다.

노사 간 극단적 대립을 조정하는 기능은 2기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우리 사회에 두껍게 덧칠돼 있는 ‘노동계 존중’이라는 페인트를 벗겨내는 작업도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적 대화는 노동권 증대는 물론 국가 경쟁력 강화의 장(場)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2.87% 인상은 사회적 대화를 노동 유연화의 조처로 활용한 것” “대화와 양보는 감당 못 할 의제” “사회적 대화에서 타협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노동계의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요구와 주장은 하되 책임과 의무는 지지 않겠다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노동계의 마당발이자 맏형 격인 문성현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다.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