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2라이프' 김근홍 PD, 정지훈, 임지연 /사진=MBC 제공
'웰컴2라이프' 김근홍 PD, 정지훈, 임지연 /사진=MBC 제공
배우 정지훈이 초심을 품고 임한 '웰컴2라이프'가 남다른 팀워크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그린다. 본격적으로 작품의 메시지를 펼쳐내면서 한층 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M라운지에서 월화드라마 '웰컴2라이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근홍 PD를 비롯해 배우 정지훈, 임지연, 곽시양, 신재하가 참석했다.

'웰컴2라이프'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 이재상(정지훈)이 의문의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이다. 같은 시간, 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평행세계가 공존한다는 새로운 세계관으로 색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는 '웰컴2라이프'는 감동이 있는 가족애, 정지훈·임지연의 가슴 설레는 로맨스, 긴장감 넘치는 전개 등 다채로운 스토리로 호평을 얻고 있다.

정지훈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은 '웰컴2라이프'는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가뭄 속에서도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김 PD는 "요즘 드라마가 너무 많기 때문에 경쟁력을 목표로 하면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 우리는 차별성, 변별성을 추구했다. 그 부분에 대해 시청자분들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웰컴2라이프'를 하면서 어려웠던 게 '어떻게 해야 장르물에서 극성이 떨어지지 않는 가운데 리얼리티까지 살릴 수 있을까'였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이것 때문에 연기자분들을 많이 힘들게 했다. 사건이 리얼하니까 연기자들에게 내면 연기를 많이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면 연기를 단순화시켰다. 극성이 과해질 수 있으니 연출 기법은 최대한 자제했다. 음악도 일반적인 장르물에서는 잘 쓰지 않는 차분한 음악을 많이 썼다. 또 배우분들이 잘 구현해주셨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웰컴2라이프' 팀은 드라마의 호평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현재의 제작진, 그리고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서로를 향한 고마움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정지훈은 "임지연 씨와 첫 촬영 때부터 굉장히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면서 "딸로 나오는 친구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더라. 그런 모든 것들이 나와 함께하는 임지연 배우가 아니었다면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지연 역시 "엄마라는 역할을 처음 해봐서 걱정이 많고,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면서 "정지훈 오빠와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첫 발을 떼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고. 정지훈은 출연을 고민하며 감독의 제안을 고사하기도 했다. 그는 "1998년도에 그룹으로 데뷔를 했고, 그게 잘 안 돼서 2002년에 비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연예계 활동을 한지 20년이 넘었다"며 "늘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본분이었다. 근데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더라. 열심히 해도 시간과 상황이 맞춰줘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임하려 했다. 지난 몇 년간은 잘하던 걸 우려먹지 않았나. 그래서 감독님한테 또 다른 나를 찾아내기 전까지는 '웰컴2라이프'를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었다"며 "첫 방송을 보고 안심이라기보다는 내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주실지 그 다음날이 두려웠다. 그런데 상업적으로도 그렇고, 작품성으로도 호평을 해주셔서 신나고 재밌게 촬영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정지훈은 "물론 현장에서 힘들 때가 있지만 하나 하나 장면을 만들어가는 것이 그 어떤 상업적인 성공보다도, 상을 받는 것보다도 소중하다. 그리고 이 젊은 친구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요즘 정말 감사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감독님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요즘 굉장히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웰컴2라이프' 곽시양, 신재하 /사진=MBC 제공
'웰컴2라이프' 곽시양, 신재하 /사진=MBC 제공
그렇다면 반환점을 돈 '웰컴2라이프'. 후반부는 어떤 점을 기대하면 좋을까.

김 PD는 "9, 10부를 보시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걸 위해 드라마 문법을 기존하고 다르게 했다. 시간 이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인물이 '여기가 어딘지'라는 문제제기로 시작하는 것이다. 근데 우리는 공간 이동을 했다. '나는 누구지'라는 부분이 나온다"라면서 "드라마가 초반에는 어려웠다. 처음에는 극적 재미와 문제제기를 위해 어려운 부분들을 가져왔지만 후반부로 와서는 본체, 본질, 드라마의 정체성이 나온다. 그건 인물을 통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반부의 관전포인트로 '정체성의 회복'을 꼽았다. 김 PD는 "10부부터 드라마가 추구하려고 했던 인물의 회복이 시작된다"고 했다. 정지훈 역시 "오늘을 기점으로 사람과의 관계, 누가 더 비참한지, 누가 살아남는지 등이 또렷하게 갈린다"며 기대를 당부했고, 임지연도 "인물들 간의 감정이 진해지고, 복잡해지고, 깊어진다. 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웰컴2라이프' 팀은 마지막까지 묵묵하게 자신들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 PD는 "너무 사랑스러운 배우분들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면서 "정지훈 씨가 '감독님 뚜벅뚜벅 걸어가자'라는 말을 했는데 정말 감동 받았다. 임지연도 똑같이 이야기했다. 마지막까지 뚜벅뚜벅 잘 만들어서 시청자분들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웰컴2라이프'는 매주 월, 화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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