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오른쪽). 지난해 11월 2일 트럼프 대통령(왼쪽)의 의장 지명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사진=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오른쪽). 지난해 11월 2일 트럼프 대통령(왼쪽)의 의장 지명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점칠만한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성장둔화와 불확실성은 언급하며 현재의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적절히 행동할 것"이란 파월 의장 발언은 "지난해 중반 이후 성장 전망이 악화했다.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성장 둔화와 미국 제조업 및 자본지출 약화 등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에 이어 나왔다.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준금리를 더 큰 폭으로, 빨리 인하하라며 파월 의장을 압박할 때 자주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환율전쟁'으로까지 비화한 미·중 무역협상 승리에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야 트럼프 행정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도 파월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대한 힌트를 거의 내놓지 않은 셈이다.

특히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은 중국이 미국 추가 관세 부과에 맞서 보복 관세 시행을 발표한 뒤여서 시장의 실망감은 더 컸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면서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23.34포인트(2.37%) 급락한 25,628.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5.84포인트(2.5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9.62포인트(3.0%) 크게 하락했다.

앞서 7월 미 중앙은행은 FOMC 회의에서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p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중간-사이클' 조정'으로 생각한다"며 "단지 한 번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는 마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기준금리를 0.5%p까지 공격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의 지난달 30~31일 FOMC 의사록을 보면 위원 10명 중 2명이 0.5%p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0.5%p 인하를 주장한 위원의 수를 "두어명"(a couple of)이라고 표현했다.

다음 FOMC 회의가 9월 예정된 가운데 0.5%p 인하 주장이 나왔다는 점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기, 인하 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