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뉴욕 금융시장은 지난 14일처럼 놀라지 않고 차분하게 견뎌냈습니다.
이미 한 번 홍역을 앓은 데다, 미국 유통주들이 줄줄이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견조함을 보여준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이날 오후 2시 지난달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했습니다.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대체적으로 제롬 파월 의장이 밝혔던 “금리 인하가 '중기 사이클 조정'”이란 견해에 동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화정책의 미세조정(recalibration) 이라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또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두어명의 위원이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사실도 밝혀졌지만 전반적으로는 매파적으로 해석됐습니다.
이 바람에 의사록 공개 직후 2년물 금리가 올라가면서 잠시 10년물보다 높게 형성된 겁니다. 하지만 역전 현상은 얼마 지속되진 않았습니다.
이날 오후 4시 미 국채 10년물은 1.584%를 기록해 2년물 1.569%보다 높게 형성된 채 마감됐습니다.
아침부터 오르던 뉴욕 증시도 약간의 상승폭을 반납하긴 했지만 다우 지수가 240.29포인트(0.93%) 오른 2만6202.73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0.82%, 나스닥 지수는 0.90% 올랐습니다.
월가의 한 트레이더는 “장단기 금리 역전의 시간과 폭이 거의 미미해서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월마트에 이어 타깃도 예상을 훌쩍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이 소비가 견조하다는 데 안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의사록을 본 시장은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조금이지만 낮췄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98%로 낮췄습니다. 어제까지는 100%였습니다.
9월 FOMC에 대한 기대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경제 지표가 점점 더 나아지는 분위기입니다. 경제 지표를 중심으로 산출하는 미국의 매크로 서프라이즈 지수는 7월부터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