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외국어고 재학시절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며 의학 영어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한 것을 두고 단국대가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조사 결과에 따라 고려대 입학이 취소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는 21일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나 교육부에서 해당 논문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학교 자체적으로 서면 조사나 출석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학칙 제8조 ‘입학취소’ 조항에 따르면 입학 과정에서 제출한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나 입시부정, 서류의 허위 기재 및 위조·변조 등 입학전형 관련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입학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고려대 측 관계자는 “서면 및 출석 조사에서 학사운영 규정상 ‘중대한 하자’가 발견될 경우에 해당된다는 결과가 나오면 입학취소 대상자 통보, 소명자료 접수, 입학취소처리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입학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2010학년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 이 전형은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가 60%, 어학 40% 반영되며, 1단계 성적에 면접 점수를 30%로 환산해 더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따르면 당시 조씨는 자기소개서에 “단국대학교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제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다”고 썼다.

조씨의 논문 관련 의혹이 커지자 단국대는 지난 20일 총장 직무대행 명의로 입장문을 내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공식 사과했고, 22일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어 조씨를 제1저자로 등재한 당시 지도교수를 연구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논문의 연구내용 및 결과에 대해 과학적·기술적으로 기여하지 않은 사람을 저자로 등록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의 학생들은 조 후보자 규탄 및 조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 제안’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촛불집회 찬반투표를 한 결과 2000명에 가까운 재학생 및 졸업생 분들이 찬성해줬다”며 “이번 주 금요일(23일) 촛불집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