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35)는 한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대출 비교 서비스’를 이용해 신용 대출을 받으려다 마음을 접었다. 비교 가능한 대출 상품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상품’으로 선정된 간편대출 비교 서비스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은 ‘개인 정보만 등록해 놓으면 10초 안에 최저 대출금리와 대출한도를 제시한다’고 선전한다. 하지만 소비자 참여는 저조하다. 많은 대출 상품을 갖춘 시중은행과 제휴를 맺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모바일 앱으로 금융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하는 핀다는 간편대출 조회 서비스에서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대출만 다루다가 최근 스마트저축은행과 새로 제휴를 맺었다. 참여 금융사가 2개에 불과하고 아직 시중은행과는 제휴하지 못했다. 간편송금에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하는 토스도 6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만 다루고 있다.

핀다와 토스는 “곧 은행이 서비스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다. 은행권 반응은 미지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체 온라인 대출을 마련 중이라서 중개 플랫폼에 상품을 먼저 내보이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고 했다.

은행들은 온라인 적금, 입출금 계좌 등에선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를 꺼리지 않고 있다. 비대면 금융을 선호하는 20~30대 고객의 저변을 넓히려는 의도다. 간편대출 비교 서비스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다. 굳이 핀테크 업체에 판을 깔아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하나은행의 비대면 ‘3분 컵라면 대출’이 인기를 끈 가운데 다른 은행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가 제시하는 대출한도 및 최저금리는 소비자가 은행 창구에서 조건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우대 혜택을 모두 담을 수 없다”며 “비슷한 상품을 은행별로 줄 세워 보여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