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영업 배우면 미래가 보인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남다른 기술력과 상품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을 갖췄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 뛰어난 기술력과 상품력을 영업으로 연결해야 매출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청년 시절 제화공으로 처음 구두와 인연을 맺었을 때 나는 손재주가 좋아 누구보다 구두를 잘 만들었다. 하지만 회사가 뿌리내리고 자리 잡은 것은 영업을 하면서 배운 공부들이 기초가 됐다. 당시 유명 브랜드 K구두업체에서 생산·품질관리 등 업무를 두루 거치던 나는 한 백화점에 입점해 있던 회사 매장이 매출 하락으로 퇴점 위기에 놓이자 자원해 해당 매장의 영업직으로 갔다.

처음엔 그 매장에서 1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매출이 발생하지 않자 속으로 힘들었고 스트레스가 컸다. ‘고객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신문광고를 뒤지기 시작했고 직접 메가폰을 잡고 매장 입구에서 호객행위까지 했다. 당시 K제화 CM송을 부르면 구두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하는 등 많은 방법을 시도하며 영업을 배웠다. 그 결과 본사 창고에 쌓여 있던 구두를 거의 다 팔아 당초 약속했던 1억원이 넘는 매출로 해당 백화점 출점 이후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매장으로 만들었다. 스스로 강한 주인의식으로 다양한 영업 방법을 시도해 봤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는 영업을 상품 가치를 판매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상품 가치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고객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파트너인 백화점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지 등 긴요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당연히 이런 경험은 그 뒤 회사를 창업해 경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나는 강의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업을 하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우리 회사 사례를 통해 ‘함께 일하는 바이네르 가족들을 사장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소개한다. 현재 매장 40여 곳의 사장이 바로 우리 회사 직원 출신이다. 회사에 공헌도가 있으면서 영업을 잘하는 직원들에게 창업을 지원했다. 지금은 내가 부러워할 정도로 ‘잘나가는’ 사장들이 됐다.

요즘도 본사에 근무하는 물류, 경리, 홍보, 개발실 등 직원들에게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매장에 나가 영업을 배우라고 독려한다. 월급을 받는 사람보다는 월급을 주는 사장이 된다면 더 멋진 삶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