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사진=연합뉴스
호날두/사진=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약속된 경기를 뛰지 않으면서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 29일 검사 출신 오석현 변호사(LKB파트너스)는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 내한 경기를 총괄한 주최사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그리고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했다.

오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피해자들이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광고를 믿고 티켓을 구매했지만 실제로 출전하지 않았다"면서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구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피해자들을 속여 60억원 상당의 금액을 편취했다"고 적었다.

또한 "더페스타는 호날두가 45분간 경기를 뛸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기죄가 성립한다면 호날두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호날두는 팀 유벤투스와 함께 지난 2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친선전을 위해 입국했다. 이날 경기는 호날두가 45분 이상 뛸 것으로 홍보되면서 수십 만원의 입장권까지 판매됐다.

'호날두 직관'을 기대하며 한국 축구팬들이 몰렸지만, 호날두는 경기에 뛰지 않았다. 유벤투스 측은 "호날두가 뛰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노쇼 이유를 전했고,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호날두의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면서 결장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집에 오니 좋다(Nice to back home)"라는 설명과 함께 헬스장에서 장난치는 모습을 올렸다. "근육통이 있어서 경기에 뛰지 못한다"던 변명은 거짓말이었음을 스스로 자백한 것.

결국 분노한 팬들은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행사를 이끈 에이전시 더페스타의 장영아(로빈 장) 대표는 호날두의 결장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호날두가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서에 호날두는 최소 45분 출전하는 것이 명시돼 있었다. 결장 예외 조항은 "본 경기의 워밍업시 부상을 당하거나, 본 경기 중 부상을 당하여 45분을 못 채울 경우로 제한됐다"고 항변했다.

또한 더페스타 측은 "유벤투스 측의 프로젝트 매니저와 통화가 됐다"며 "해당 매니저는 한국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사과했고, 조만간 한국을 다시 방문해 한국 팬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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