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거래소인 런던증권거래소(LSE)가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수할 계획이다. LSE는 주식부터 파생상품에 이르기까지 금융정보 시장에서 블룸버그와 함께 양대 산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LSE는 리피니티브를 270억달러(약 31조99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는 “LSE가 다음달 1일 실적 발표와 함께 인수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SE는 리피니티브 인수를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흔들리는 위상을 재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취임으로 연내 브렉시트가 유력한 가운데 LSE가 증권 거래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피니티브는 톰슨로이터에서 금융 데이터와 리스크 분석 등을 제공하는 영업부문으로 시작한 회사다. 톰슨로이터는 지난해 1월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이 부문의 지분 55%를 매도했다. 이를 통해 리피니티브라는 독립 회사가 탄생했다.

LSE는 인수 뒤 리피니티브와 합병할 계획이다. 리피니티브 주주들은 합병회사의 지분 37%를 소유하게 된다. 의결권은 약 30%를 갖게 된다.

LSE는 리피니티브 인수를 통해 앞으로 5년간 매년 3억5000만파운드(약 510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E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 업체이자 데이터 제공 회사가 탄생할 것”이라며 “진화하는 금융 시장에서 미래 성장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반독점 금지법’ 탓에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는 “EU 등이 금융 데이터 가격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규제기관의 조사가 최대 18개월가량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