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최근 잇단 추락 사고로 세계적인 운항 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737맥스 기종에 대해 생산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잉은 추락 사고 후폭풍으로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CNN에 따르면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보잉의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자리에서 “예상과 달리 올 4분기 안에 737맥스의 운항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기종의 생산을 더 줄이거나 일정 기간 전면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737맥스 기종은 지난해 10월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를 낸 뒤 미국을 비롯한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이 금지됐다. 사고 당시 737맥스의 소프트웨어 결함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져 보잉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보잉은 올 4분기 중으로 737맥스 기종의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 연방항공청(FAA)의 승인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운항 중단이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례 없는 항공기 운항 중단 사태로 보잉의 실적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이날 보잉은 2분기 총 29억4000만달러(약 3조47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22억달러 순이익을 냈다가 적자전환했다. 1916년 보잉 창사 이래 최악의 분기 손실액이다. 종전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분기의 16억달러 손실이다.

보잉은 지난 18일 737맥스 운항 중단 사태에 따른 피해액이 49억달러(약 5조7800억원)라고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