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모든 무인기 안전히 귀환"…외무장관 "무인기 손실 관련 정보 없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무인기 잃지 않아"…美 주장 부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1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공격에 손실된 이란의 무인정찰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압바스 차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무인정찰기를 하나도 잃지 않았다.

미 군함 복서함(USS Boxer)이 미군 무인기를 실수로 떨어뜨린 게 아닌지 걱정된다"라는 글을 적었다.

사르다르 압돌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대변인(준장급)도 이날 현지 언론 타스님뉴스에 "트럼프의 몽상과 달리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동하는 모든 무인기가 기지로 안전하게 귀환했다"라며 "미 군함이 대응했다는 보고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군은 항상 국제법을 지키며 적법하게 임무를 수행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자국 무인기의 손실 사실을 적극 부인함에 따라 정확한 경위와 사실관계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명확히 파악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수륙양용 강습상륙함이 퇴각 경고를 무시하고 1천야드(약 914m)까지 접근한 이란 무인정찰기 1대를 방어 조처 차원에서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통상 걸프 해역에서 순찰·경계 작전 중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란이 무인정찰기 손실을 계속 부인할 경우 미국이 관련 동영상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의 주장이 사실인데도 이란이 부인하는 것이라면, 동영상이나 레이더자료만으로는 이란군 소속임을 식별하기 어렵다고 이란이 판단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괴' 언급과 관련, 미 국방부의 조너선 호프먼 대변인은 같은 날 성명에서 "복서함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위협 범위에 들어간 이후 무인항공기에 대해 방어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정익(翼) 무인항공기가 복서함에 접근했으며 위협 범위 내에 들어왔다"면서 복서함이 함정과 선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에 대해 방어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인기가 접근한 것이 현지시간으로 18일 오전 10시께였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복서함은 공해상에 있었다면서 "우리는 해당 무인기를 이란 소속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부 당국자는 복서함에 탄 제11해병원정대가 전자교란 공격을 가해 무인기를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이 부대는 지상과 선상에서 사용 가능한 대무인기용 전자전 장비를 갖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직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무인기를 손실했다는 관련 정보가 아직 없다"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새벽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부근 상공에서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미군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1대를 대공 방어 미사일로 격추했다.

미군은 피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국제 공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