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원한 여름 이너웨어…토종 브랜드 질주 시작됐다
‘에어리즘’은 유니클로가 일본 섬유회사 도레이, 아사히카세이와 공동 개발한 여름 기능성 의류다. 습기와 열기를 방출해 땀이 나도 쾌적하게 입을 수 있는 소재로 세계 냉감의류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10억 장 이상 팔렸다.

이달 들어 스파오의 ‘쿨테크’(사진), BYC의 ‘보디드라이’ 등 국내 기업의 냉감의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땀이 빨리 마르거나 입었을 때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하는 소재를 직접 개발해 유니클로의 에어리즘이 주도해온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BYC는 기능성 내의 보디드라이의 이달(1~15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배 증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보디드라이는 특수 제작한 냉감 원사로 몸에 닿았을 때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게 특징이다. 땀과 습기를 빠르게 흡수하고 발산시켜 한여름에도 쾌적하게 입을 수 있다. 73년 역사를 지닌 BYC가 매년 기능을 업그레이드해온 소재가 사용됐다.

BYC 관계자는 “에어메리, 모시메리에 이어 BYC의 대표 상품이 된 보디드라이는 배우 김영광, 가수 크리사츄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며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 기능성 등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도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랜드 섬유연구소가 개발한 기능성 소재 쿨팩트는 냉감원석을 섬유에 넣어 입었을 때 시원한 느낌이 든다. 기존의 냉감 기능성 소재가 대부분 흡습·속건 기능을 강조한 것과 달리 쿨팩트에는 냉감 광석이 포함돼 있어 더 시원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파오의 쿨팩트 제품들은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

남승일 이랜드 섬유연구소장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협업해 기능성 소재를 개발했다”며 “공인 검증기관에 의뢰해 냉감 효과를 느끼는 접촉냉감 수치를 분석한 결과 쿨테크 제품이 에어리즘보다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스파오 쿨테크 심리스타입 V넥 T 반팔’(접촉냉감 수치 0.173)이 ‘유니클로 에어리즘 심리스타입 V넥 T 반팔’(0.164)보다 접촉냉감 수치가 높아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퍼지면서 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토종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