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미래 소형원자로 시장 선점"

경주에 들어서는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

사고위험 낮고 수출 유망 분야
사용후핵연료 1000분의 1로 뚝

경상북도가 경주에 소형원자로 사업을 주관할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조감도) 유치에 성공했다.

경상북도는 16일 경주시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에서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등이 참석해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국·도비 등 7210억원을 들여 경주 감포관광단지 내 362만㎡ 부지에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 인프라와 선도연구시설, 정주시설인 사이언스빌리지 등을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이후 도는 원전 조기 폐쇄,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등으로 세수 감소, 원전산업 육성 차질 등 위기를 맞았지만 안전성 면에서 탁월하고 사용후핵연료 발생도 거의 없는 소형원자로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소형원자로산업은 사고위험이 낮은 데다 수출이 유망한 분야로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도 부합하는 미래 기술이라는 게 도의 분석이다. 전강원 도 동해안전략산업국장은 “영국이 탈원전을 선언했지만 소형원자로산업은 육성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며 “소형원자로를 개발하면 사용후핵연료가 1000분의 1로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신한울 1호기는 발전규모가 1400㎿로, 100㎿짜리 소형원자로 14기를 건설하면 된다. 대형원자로는 사용하지 않는 전기를 모두 흘려버리지만 소형원자로는 수요에 따라 가동기 수를 조절해 전력낭비를 줄일 수 있다. 도는 연구(원자력기술연구원) 시설 유치로 설계(김천, 한국전력기술), 운영(한국수력원자력), 해체(중수로해체연구원), 처분(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기관을 모두 갖추게 됐다.

도는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준비해왔다. 부지대금에 상당하는 1200억원의 사업비를 제안해 정부의 낙점을 받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차세대 원전시장은 소형원자력 시장이 될 것”이라며 “원자력 유관기관이 집적된 환동해 지역을 국제에너지과학연구단지로 조성하고 소형원자로산업을 대표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에 들어설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은 연구원만 500~1000명이 근무한다.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2000여 명이 상주하고 있다. 김승렬 도 원자력정책과장은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 건립 사업이 본격화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334억원, 취업유발효과는 7341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