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declining industry)’은 사전적 의미로 사회, 경제, 기술 혁신 등 형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쇠퇴해가는 산업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그 예로 섬유 완구 신발 등을 꼽는다.
 23년 만에 독일에서 문을 연 신발업체 아디다스의 안스바흐 스피드팩토리.   /한경DB
23년 만에 독일에서 문을 연 신발업체 아디다스의 안스바흐 스피드팩토리. /한경DB
이런 추세는 수출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완구는 1987년 10억7011만달러로 정점을 찍고 줄기 시작해 작년엔 8760만달러에 그쳤다. 10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소재규 완구조합 이사장은 “조합원사는 1987년 276개에서 작년엔 142개로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안경부문은 2011년 1억7121만달러에서 작년엔 3327만달러로 80% 감소했다.

신발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1990년 43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수출은 작년엔 5억769만달러로 약 90%가 줄었다. 하지만 기간을 좁혀 보면 2009년 3억7510만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전통산업군에서도 신소재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성장 활로를 찾는 기업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독일의 아디다스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디다스는 23년 만에 자국에 신발공장을 다시 세웠다. 2016년 안스바흐에 문을 연 스피드팩토리다. 그동안 인건비 부담 때문에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공장을 돌렸지만 로봇자동화공정을 갖추면서 독일에서도 얼마든지 신발공장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공장 상주 인력 10여 명이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한다. 보통 신발공장이라면 600명이 매달려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로봇, 3차원(3D)프린터, 자동화시스템이 결합되면서 사양산업이 선진국에서 ‘제조업 르네상스’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니클로는 도레이의 기능성 원단을 접목해 세계적인 히트상품을 개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 원장은 “사양산업이란 말은 애당초 잘못된 용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최근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을 발표했는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분야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전통산업에서도 얼마든지 성장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