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사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유럽 유로존 19개국 재무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차기 IMF 총재직에 대해 논의했다. 각국 재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EU)에서 단일 후보를 내는 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불필요한 경쟁을 막기 위해 유럽에서 단일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독일과 프랑스가 차기 IMF 총재로 카니 총재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도 카니 총재를 가장 유력한 IMF 총재 후보로 꼽았다.

카니 총재는 캐나다 출신으로 영국과 아일랜드 시민권을 갖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마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근무한 뒤 캐나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다. 이후 영국에 스카우트돼 2013년부터 BOE 총재를 맡아왔다. BOE 총재 임기는 내년 만료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 다른 유럽인 후보자가 나올 수도 있지만 올해 54세인 카니 총재의 이력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카니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 국제 재정정책, 민간 금융업계 등을 두루 거쳤다”고 분석했다.

카니 총재가 IMF 총재로 선출되면 영국 국적자로서는 IMF 75년 역사상 처음이 된다. IMF 역대 총재 11명은 모두 유럽에서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국적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경제장관 등도 IMF 신임 총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유럽인 이외 차기 IMF 총재 후보자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중앙은행 총재가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현 IMF 총재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후보로 승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