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로 유명한 골프존뉴딘그룹이 전국 골프장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계열화하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출범한 골프존카운티를 통해서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레이크힐스그룹 골프장의 운영권도 확보해 골프장 네트워크를 총 16곳으로 늘렸다. 골프존카운티는 설립 첫해 순이익 77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골프존카운티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 골프존뉴딘홀딩스는 코스닥시장에서 신고가 경신을 앞두고 있다.
스크린골프서 골프장 큰손으로…진격의 골프존
회생 골프장 자금 넣어 운영권 확보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카운티는 27홀 회원제 골프장 레이크힐스용인CC와 9홀 대중제 골프장 안성GC를 운영하는 일송개발에 후순위 전략적투자자(SI)로 200억원 규모의 대출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KB증권으로부터 1500억원의 DIP(회생기업에 대한 신규자금대출) 파이낸싱을 유치한 일송개발은 총 1700억원의 신규 자금으로 채무액을 상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을 준비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에서 골프존카운티는 1700억원 대출의 이자를 지급 보증하는 조건으로 운영권을 확보했다. 국내외 14곳의 골프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골프존카운티가 운영을 맡고 사실상 임대료를 이자 지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신규 자금 수혈이 없었다면 용인CC와 안성GC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일송개발은 소유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딜은 전략적투자자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되는 골프장에 자금을 빌려주고 기존 경영진을 대신해 운영까지 맡는 새로운 골프장 구조조정 방식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들은 금융권으로부터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막힌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업의 회생절차는 핵심 자산을 매각해 채무를 변제하고, 사실상 청산되는 수순을 밟았다. 이번 투자 유치로 일송개발과 레이크힐스그룹은 회생절차의 중대한 고비를 넘겼다.

오프라인 골프장 인수 ‘박차’

2018년 2월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골프존뉴딘그룹은 골프장 운영업체인 골프존카운티를 통해 공격적으로 골프장 인수에 나서고 있다. MBK로부터 투자받은 5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원의 재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레이크힐스순천CC, 10월 구미개발 소유의 골프장 6곳, 올해 2월 사천CC를 인수하면서 국내 11곳, 해외 3곳의 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에 임차 운용하게 된 용인CC와 안성GC를 포함하면 골프존카운티의 골프장 네트워크는 총 16곳으로 늘어난다.

골프존카운티는 설립 첫해였던 지난해 매출 673억원, 영업이익 112억원, 순이익 7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골프존뉴딘홀딩스는 이 회사 지분 49.39%를 보유하고 있다.

골프존뉴딘홀딩스는 골프용품판매 및 로열티수수료 등으로 총 479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골프존 그룹의 지주회사다. 스크린골프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골프존의 지난해 매출은 1805억원이었다.

시장에선 실내 스크린골프 연습장으로 시작해 필드 골프장 운영, 골프용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골프존뉴딘그룹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골프존과 골프존 지주사인 골프존뉴딘홀딩스는 지난달 이후 각각 20.3%, 42.1% 급등했다. 2016년 8월 시작한 골프존의 가맹 브랜드 ‘골프존파크’ 지점이 늘면서 투자자의 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맹점 증가로 가맹전용 상품인 투비전플러스 시스템의 판매가 늘어나고, 라운드 이용에 대한 네트워크 서비스 매출도 창출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