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힐 공식 광고모델 BTS. (사진 = 메디힐 홈페이지)
메디힐 공식 광고모델 BTS. (사진 = 메디힐 홈페이지)
마스크팩 1위 브랜드 '메디힐'을 보유하고 있는 엘앤피코스메틱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에서 적자를 본 데다 마스크팩 시장의 경쟁 심화로 광고비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광고모델인 방탄소년단(BTS)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46.6%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207억원으로 2.4% 줄었다. 이 회사는 12월 결산법인이지만, 지정 감사 절차로 지난달 25일에서야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는 중국이 꼽힌다.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L&P 코스메틱 차이나의 영업손실은 1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사드 여파가 이어진 탓이다. 엘앤피코스메틱 관계자는 "중국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면세점인데 따이공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중국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색조 브랜드 메이크힐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메이크힐은 영업적자 50억원으로 2017년(16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3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비용이 확대되면서 이익을 줄였다. 지난해 사용한 광고선전비는 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나 증가했다.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기용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후원 등으로 광고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손상각비도 173억원으로 2017년(2억원)보다 80배 가량 급증했다. 이는 유통채널을 담당한 거래처의 의견거절에 따른 대손상각비를 반영한 결과다.

해당 거래처는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처의 매출채권을 회수하고 있지만, 아직 회수되지 않은 매출채권이 회사로 들어올 가능성에 신뢰도가 낮아졌다"며 "해당 매출채권 60% 정도를 대손상각비로 계상해 대손상각비가 급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회사가 추가되면서 인건비도 늘었다. 급여 항목은 180억원으로 2017년(136억원)보다 32% 증가했다. 지난해 색조브랜드 메이크힐을 법인으로 설립하고, 스킨케어 브랜드 마녀공장도 인수한 영향이다.
메디힐이 BTS와 콜라보한 '바이오 캡슐인 러브미 토닝 마스크'를 출시했다. (사진 = 메디힐 홈페이지)
메디힐이 BTS와 콜라보한 '바이오 캡슐인 러브미 토닝 마스크'를 출시했다. (사진 = 메디힐 홈페이지)
◆중국 외 미국 등 해외 매출 확대…"BTS 팬미팅 등 글로벌 투어 참여"

엘앤피코스메틱은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 매출을 더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올해 3월 광고 모델로 기용한 BTS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부진한 중국 매출을 상쇄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말엔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BTS의 글로벌 팬미팅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에서도 투어 부스에 참여해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마스크팩 판매를 늘리는 데도 모델 BT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디힐은 2017년부터 BTS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왔다. 올해 5월엔 BTS와 '러브 미 러브 메디힐' 스토리를 담은 한정판 마스크 2000개를 출시, 3시간 만에 완판했다.

또 신제품도 BTS를 통해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지난 4월에 출시된 신제품 바이오 캡슐인 마스크에 BTS를 적용한 '바이오 캡슐인 러브미 토닝 마스크'도 판매 중이다. 이외에도 BTS 사진을 담은 ▲촉촉 수분 케어 ▲브라이트닝 케어 ▲보습 장벽 케어 ▲진정 수딩 케어 각 세트도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초 BTS와 글로벌 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LPGA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메디힐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이라며 "올해 광고선전비는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내 매출 증대를 위해 유통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주요 유통채널인 H&B(헬스앤드뷰티스토어) 외에도 올해는 편의점 GS2를 비롯해 화장품 채널인 아리따움, 미샤 등 신규 유통채널도 입점하고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