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탱크공업협동조합 "물 저장탱크(저수조)는 붉은 수돗물과 관련 없어"
한국탱크공업협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해 “물 저장탱크(저수조)는 붉은 수돗물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2일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하순 붉은 수돗물의 원인으로 공동주택 저수조를 지목하고 없애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적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2003년 설립된 탱크공업협동조합에는 전국 85개 물탱크업체의 절반 가까운 41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호석 이사장은 “붉은 수돗물의 원인은 급작스런 수계 전환(기존 정수장 대신 다른 정수장에서 물을 공급하는 것)과 낡은 배관이 문제”라며 “물탱크는 불순물을 침전시켜 오히려 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 조례에 따라 수도 시설 중 유일하게 6개월에 1회 이상 저수조 청소를 의무화해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서울시가 주장하는 배수지 직결 급수 방식으로 전환해 물탱크를 없애는 것은 평상시엔 가능할지 모르지만 비상시엔 정말 큰 일”이라며 “평시에도 사용량이나 수압 차이로 수시로 수계 전환이 이루어지므로 붉은 물 사태가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합 측은 공동주택의 비상급수 저수조 용량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건설 기준 등에 따르면 1가구당 0.5t 이상 저장하도록 돼 있다. 1991년 가구당 3t 이상에서 30여년 만에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하루 평균 가구당 사용량이 0.92t으로 저장 용량이 부족하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평상 시에는 물을 계속 생산해 공급하므로 문제 없는 것처럼 느껴도 전쟁 테러 지진 등 재해 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최소한 1.5~2일분 정도인 가구당 1.5t 이상으로 저장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