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뭘 해도 불신받는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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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락근 정치부 기자 rklim@hankyung.com
![[취재수첩] 뭘 해도 불신받는 국방부](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A.19964424.1.jpg)
순식간에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내용은 비난 일색이었다. ‘6·25는 북한의 남침으로 벌어진 건데 가해자에 대한 언급은 왜 없냐’ ‘북한 눈치를 봤기 때문 아니냐’ 등 불만의 글이 폭주했다. 결국 국방부는 첫 게시 후 7시간 만에 ‘북한의 남침’이라는 내용을 넣었다. 해시태그에도 ‘#북한남침’을 추가했다.
이번 일의 앞뒤를 묻는 기자의 말에 국방부 관계자는 “특별한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다”고 했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건 누구나 다 아는 당연한 사실이기에 넣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 게 아니라는 해명이다.
국방부의 설명이 거짓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여전히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방부는 지난달 북한의 두 차례에 걸친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인정하지 않았다. 급기야 ‘홍길동 군’이라는 비아냥까지 등장했다. 북한 목선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선 ‘거짓 브리핑’을 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청와대 등 ‘윗선’의 개입 여부에 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 국방부가 보여준 행위들은 우리 군이 혹여 ‘북한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국방부 SNS 촌극도 이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일로 비난을 받았을까. 군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드러낸 것 아닌지 되돌아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