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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사회적기업 제품 강매하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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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익환 경제부 기자 lovepen@hankyung.com
    [취재수첩] 사회적기업 제품 강매하려는 정부
    “대기업의 힘은 구매력에서 나옵니다. 사회적 기업이 판로를 확보하는 데 대기업들이 전사적으로 나서줬으면 합니다.”

    19일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열린 대기업 사회공헌(CSR) 책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 고용부 산하 사회적기업진흥원의 김인선 원장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뜬금없이 사회적 기업 제품을 구매해달라고 대기업에 요청했다. 그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사내 복지몰이 사회적 가치를 홍보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제품 쇼핑몰인 ‘이스토어 36.5+’를 소개했다. 이스토어 36.5+를 통해 사내복지 물품을 구매해달라는 뜻이다.

    김 원장 발언 전까지 간담회는 밝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KT 기업은행 등 대기업 6곳은 간담회에서 긴 시간을 할애해 각사가 추진한 사회공헌활동 사례와 성과를 발표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들도 “사회공헌에 한층 힘쓸 테니 정부도 관련 인센티브 제도를 설계해달라”고 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참석 기업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준 것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간담회 말미 김 원장의 발언이 나오자 일부 기업인 사이에선 “결국 간담회 목적이 돈 더 내라는 것이냐”는 얘기가 오갔다. “일반 개인과 중소기업의 사회적 기업 제품 구매가 저조하니 결국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또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의 작년 사회공헌 분야 지출은 평균 138억원 꼴이다. 결코 적은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 게다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 장기적으로 투자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구매 압박은 오히려 기업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부담과 비용으로 치부하라고 몰아붙이는 꼴이다. 한 참석자는 “사회공헌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단순 강매보다 더 확실하게 참여를 늘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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