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투자자 "지수형보단 혼합형이 더 매력"
기초자산에 주요 지수와 개별 종목을 섞어 목표수익률을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보다 끌어올린 혼합형 ELS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ELS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수형 상품의 목표수익률이 2분기 들어 연 5% 초·중반으로 뚝 떨어지면서 나타난 흐름이다. 지수에 비해 변동성이 큰 개별 종목을 ELS 기초자산으로 편입할 경우 목표수익률은 연 7% 안팎으로 높아지지만 손실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혼합형에 관심 보이는 ELS 투자자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혼합형 ELS는 총 77개로, 월별 기준으로 올 들어 최다를 기록했다. 1분기에 월평균 34개에 머물렀던 혼합형 ELS 발행 종목 수는 4월에 60개로 확 늘어난 뒤 지난달엔 발행규모가 더 커졌다.

5월엔 기초자산에 바이오주 셀트리온이 담긴 ELS 한 종목도 8억1500만원이 몰려 발행에 성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ELS 투자자 가운데엔 변동성이 큰 개별 종목이 기초자산에 섞인 혼합형 ELS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며 “기초자산 중 하나를 바이오주로 담은 ELS가 발행에 성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기초자산의 풋옵션 매매를 통해 목표수익률이 결정되는 ELS는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클수록 목표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월까지는 연 9%대 ELS가 잇따라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1분기 ‘V자형’으로 반등한 이후 2분기 들어 안정적인 추세로 접어들자 ELS 목표수익률도 급격히 낮아졌다. 요즘 판매되는 ELS들의 경우 지수형은 연 5% 초·중반, 혼합형은 연 6% 후반~7% 초반이 주력 상품이다.

한 증권사 강남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ELS 투자자들이 증권사 고객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축에 속하긴 하지만, 그래도 눈높이는 연 6% 이상에 맞춰져 있다”며 “지수형 ELS의 목표수익률에 갸웃하던 투자자들이 혼합형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손실 가능성 크지 않아”

ELS 투자자들이 기초자산으로 가장 선호하는 개별 종목 ‘빅3’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3개 종목이 기초자산에 들어간 ELS의 발행규모는 각각 3890억원, 1260억원, 1190억원이었다.

ELS는 통상 최장 3년인 투자 기간에 기초자산이 상품가입 당시보다 50~6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률을 받는다. 혼합형 ELS 가입을 고려 중인 투자자들로선 지수보다 손실가능구간(녹인 배리어)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개별 종목 기초자산의 주가 전망이 투자 판단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현 주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각각 2015년, 2012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라며 “그때에 비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어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脫)원전 이슈 등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0.2배 수준으로 떨어진 한국전력도 지금보다 주가가 더 떨어지면 그게 비정상”이라고 했다.

ELS 특판 잇따라

증권사들은 일반 공모 ELS와 비슷한 구조로 설계했는데도 목표수익률은 최대 2%포인트가량 높인 특판(특별판매) ELS를 온라인 고객 전용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S&P500·홍콩H·유로스톡스뱅크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온라인 계좌 전용 상품을 14일까지 판매했다. 녹인 배리어 55%, 목표수익률 연 7.5%짜리 ELS다.

신한금융투자도 3월 이후 온라인용 특판상품을 매주 모집하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기초자산 구성인 S&P500·홍콩H·유로스톡스50 3개 지수 ELS를 기준으로 목표수익률이 연 6%다. 청약 때마다 6억원 정도의 자금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게 신한금투 측 설명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