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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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생명보험사의 대표 주자인 푸르덴셜생명이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1989년 문을 연 푸르덴셜생명은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 보험회사 푸르덴셜(1875년 설립)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한국법인이다. 지난 30년간 외환위기와 잇단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도 국내 보험시장에서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푸르덴셜생명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비결은 철저한 금융소비자 중심의 맞춤형 설계 비즈니스 원칙(NBS: needs based selling)이다. 소비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수요까지 이끌어내 재정적 및 심리적 안정을 줘야 한다는 뜻의 NBS는 푸르덴셜생명의 혁신적인 30년 성과를 이끈 강력한 DNA로 뿌리박혀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역사는 ‘혁신의 역사’

‘가족’과 ‘사랑’을 강조하는 보험 광고와 각종 컨설턴트들을 내세우는 보험 영업 방식의 원조는 푸르덴셜생명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역사가 국내 보험시장 발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난 30년간 한국 보험시장 선진화에 기여한 푸르덴셜생명의 혁신은 획기적이다.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국내 보험시장에선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기피됐다. 이 때문에 국내 생명보험 시장은 양로보험, 교육보험 등과 같은 저축성 보험이나 기능성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나마도 전문성이 없는 파트타이머 등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다 보니 생명보험의 본질에 가장 부합하는 종신보험과 같은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푸르덴셜생명은 ‘생명보험은 보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소비자 각각에 맞는 맞춤형 종신보험을 제공했다. ‘가족 사랑, 인간 사랑’이라는 기업의 창업정신을 근간으로 보장을 통한 가족 사랑의 실현과 이를 위한 기업의 약속을 강조하면서 다른 보험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였다.

소비자 개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보장 상품을 제대로 설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전문 인력을 도입한 것도 푸르덴셜생명이다. 소위 ‘보험 아줌마’ 중심의 인맥영업 일색이던 국내 보험시장의 영업 방식을 탈피해 전문인력 중심의 보험 컨설팅 개념을 도입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경력을 갖춘 영업 인력을 모집했고, 별도 교육을 통해 생명보험 전문가를 양성했다. 보험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런 보험 영업의 전문화는 국내 보험사들의 롤모델이 됐고, 보험영업의 ‘컨설턴트화’를 선도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의 핵심은 소비자 중심의 NBS

고객 개별로 최적화한 푸르덴셜생명의 맞춤형 보장 설계 근간은 철저한 소비자 중심 사고에서 출발하는 NBS와 깊은 관련이 있다. NBS는 소비자 스스로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생명보험에 대한 필요성까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고객 라이프사이클에 최적화한 재정적·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비즈니스 원칙이다.

이를 위해 푸르덴셜생명은 생활, 양육, 교육, 주택 구입, 자녀 결혼, 노후, 간병 등 소비자의 다양한 자금 계획을 파악한다. 가입자의 연령, 수입, 자녀 수, 주택 보유 상황과 이사 계획, 가족의 건강 상태, 양육과 교육 계획, 노후 계획 등 해당 가정의 요구와 미래 계획도 꼼꼼히 확인한다. 이런 전문 컨설팅을 통해 설계된 맞춤형 보장 프로그램을 자세히 안내한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를 다시 반영함으로써 상품과 보장에 대한 고객 신뢰를 더욱 높이고 있다.

NBS 원칙에는 푸르덴셜생명의 설립 이념이자 최고의 가치인 ‘가족사랑, 인간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잠재 소비자에게 생명보험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개인의 요구 사항에 맞춘 보장을 전달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라이프플래너, 이들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등 모든 것이 갖춰질 때 비로소 ‘가족사랑, 인간사랑’의 이념이 완성된다고 푸르덴셜생명은 설명했다.

안전자산 수요에 맞춘 달러보험

푸르덴셜생명은 2003년 국내 최초로 달러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달러 종신보험은 사망 시 달러로 보험금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15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달러 보험상품을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국내 저금리 기조로 예정이율이 하락함에 따라 자산 구축에 대한 불안감이 늘고 있다. 또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미국에 본사를 둔 푸르덴셜생명의 강점을 활용할 새로운 기회가 됐다.

푸르덴셜생명은 미국 국채 및 다양한 종류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자산운용 노하우를 통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예정이율을 적용한 달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7년 ‘(무)달러 평생소득 변액연금보험’에 이어 지난해엔 ‘(무)달러평생보장보험’을 출시해 큰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무)달러평생보장보험’에 부과하는 3종의 달러 특약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최적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