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항공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엔진사업에서 본격적인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핵심 부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국내외에 공장을 짓고 해외 유망 기업도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 사업 '고공비행'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일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그린브리어에쿼티그룹으로부터 EDAC테크놀로지 지분 100%를 3억달러(약 3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EDAC테크놀로지는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항공우주산업의 정밀 부품을 개발·제작하는 회사다.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인 미국의 프랫&휘트니(P&W)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억5000만달러로, 약 6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로 P&W, GE 등 엔진제조업체에서 추가 수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아직 미치지 못한 항공부품의 고난도 가공기술 역량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최근 진입장벽이 높은 항공기 엔진 제조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제공동개발(RSP) 글로벌 파트너로 위상이 높아졌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엔진부품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항공기 엔진 글로벌 넘버원 파트너’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산업은 GE, P&W 등 엔진 제작사를 정점으로 엔진 설계·개발·제작까지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업을 벌이는 RSP회사, 그리고 단순 수주 하도급회사들이 수직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신 사장의 발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150여 개에 이르는 단순 하도급부품사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온 뒤 항공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정,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P&W 싱가포르법인 지분을 30% 인수한 것을 비롯해 경남 창원과 베트남에 공장을 신축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연비가 좋아 에어버스 등 민항기 수요가 높은 GTF엔진도 P&W와 공동 개발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이 비용으로만 990억원을 썼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은 2022년까지 4조원을 항공기 부품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