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일률적 강제는 위헌"…헌법소원 제기한 근로자들
“주 52시간 근로제를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형사처벌까지 하는 건 사용자와 근로자의 기본권을 동시에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입니다.”

국내 최대 보수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헌법재판소에 장애인활동보조원, 중소기업 사장, 건설업종 근로자 등 18명을 대리해 주 52시간 근로제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2조와 53조, 110조 등의 헌법소원을 최근 제기했다.

김태훈 한변 회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헌법 제32조가 보장하는 ‘근로의 권리’에는 얼마만큼 근로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며 “근로자 스스로 더 일하고 싶다는데 국가가 이를 막는 건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계약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이 줄어 오히려 소득계층 간 분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업종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를 적용한 뒤 위반하면 형사처벌까지 하는 건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미국은 연장근무에 대해 시간당 50%의 할증 임금을 지급하라고 돼 있고 시간 제약은 없다”며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할 경우 사용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에게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기업과 근로자 모두 상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이 헌법재판소에서 정식으로 재판을 받을지는 이달 결정될 전망이다. 헌재 관계자는 “지금은 청구인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자격이 있는지, 적정한 기간 안에 사건을 신청했는지 등의 요건을 따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