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말레이·스리랑카 등 잇달아…인도도 인하 전망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인해 경기전망의 먹구름이 짙어지는 가운데 경기둔화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는 국가가 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4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호주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2016년 8월 1.75%에서 1.50%로 낮춘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며,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금리를 더 낮춘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주가 올해 들어 금리를 인하한 국가 중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지닌 선진국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도 내렸다…경기둔화에 글로벌 금리인하 확산
필립 로 총재는 성명에서 "고용 성장을 촉진하고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에 부합할 것이라는 더 큰 신뢰를 주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과 주거용 부동산 가격 조정 등으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 물가상승률 저조, 임금상승률 정체, 최근 2개월 연속 실업률 상승 등으로 시험대에 올라 있다.

호주는 1990∼2000년대 여러 차례 경제위기에도 버티며 28년 가까이 경기 확장세를 이어왔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호주(331개월)보다 장기간 경제가 연속 성장한 나라는 중국(335개월) 정도다.

호주는 경기침체 관측이 크지는 않지만, 5일 발표될 예정인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1.8%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주는 선진국 중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큰 나라로, 무역전쟁 고조가 큰 압박이 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로 총재는 "이사회는 노동시장의 진전상황을 계속 면밀히 관찰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을 지지하도록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호주중앙은행이 오는 9월까지 또 한 번의 금리 인하를 통해 금리를 1%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날 금리 인상 결정은 시장 전망과 일치하는 것으로, 이날 오후 외환시장에서 호주 달러는 전날보다 0.33%가량 오른 0.6979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호주도 내렸다…경기둔화에 글로벌 금리인하 확산
글로벌 경기 전망이 암울해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통화정책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만 뉴질랜드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이슬란드,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차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오는 6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75%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인도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지난 2월부터 3차례 연속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 된다.

인도의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5.8%로 전문가 예상치 6.3%를 크게 밑돌며 2014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도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면서 금리 인하를 넘어 더 완화적인 통화 스탠스를 시장에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