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출범 1년 됐지만
"비정규직 등 약자 대변하기보다
정규직 기득권만 보호" 지적
화섬노조가 정보기술(IT)업계 처음으로 네이버에 노조 ‘씨앗’을 뿌린 이후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카카오 등 판교 주요 IT기업도 잇따라 ‘민주노총 우산’ 밑으로 들어가고 있다.

네이버로 물꼬를 튼 민주노총은 다른 IT기업에도 스며들었다. 네이버로부터 노조 설립 자문을 받은 넥슨은 자연스럽게 민주노총 화섬노조 가입을 제안받았고, 그해 9월 넥슨 노조인 ‘스타팅 포인트’가 설립됐다. 며칠 지나지 않아 스마일게이트 역시 화섬노조 소속의 ‘SG길드’라는 노조를 결성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카카오가 화섬노조 산하 노조 ‘크루 유니언’을 발족했다.
IT업계에서는 “민주노총의 계산이 딱 맞아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네이버 노조를 포섭함으로써 IT업계에 노조 설립 물꼬를 트고, 이를 계기로 줄줄이 다른 사업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노조 설립 과정에 민주노총이 유독 공을 들인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약자를 대변하기보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근로자 간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판교에 자리잡은 민주노총 화섬노조는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가 모두 노사 합의 아래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네이버 노조는 곧 또 다른 협상안을 마련해 사측과 담판을 추진할 계획이다. IT업계에선 올해 안에 한두 곳의 IT기업에 추가로 노조가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