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2.6~2.7%)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이 올해 전망치를 잇따라 낮춘 데다 경기지표도 나빠지고 있어서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지도 관심이다.
정부도 성장둔화 우려…금리인하 시그널 나올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성장률 하향 조정과 관련해 “6월 경제동향을 보면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중한 언급’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국내외 주요 기관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추고 있어 정부 역시 하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OECD와 KDI는 이달 들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2.4%로 낮춰 잡았고, 한은은 2.6%에서 2.5%로 조정했다. 일본 금융회사인 노무라증권은 최저치인 1.8%로 내다봤다. 이들 기관은 한국의 투자와 수출, 소비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가 다음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올해 성장률 목표를 소폭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신 올해 고용 증가 목표를 당초 15만 명에서 20만 명 선으로 높이고,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도 동시에 내놓을 공산이 크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삼성동에 3조7000억원(건설비)을 투자해 짓는 105층 높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도 담길 가능성이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산업활동과 수출 등 관련 동향 지표를 주시하면서 어떤 정책을 넣을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열리는 금통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 1.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나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올 수 있어서다. 한은은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75%로, 종전 대비 0.25%포인트 올린 뒤 지금까지 열린 세 차례(1·2·4월)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한은 안팎에선 통화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조동철 금통위원은 이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히려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금통위 안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표적 인사다.

홍 부총리도 통화정책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 2일 피지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1분기 지표를 본 뒤 시장의 (금리 인하) 요구를 파악하고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조사단이 재정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역시 완화 기조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OECD와 KDI도 이달 보고서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나란히 주문했다.

김익환/고경봉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