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올 1분기(1~3월)에 경제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10년 만에 '최저 성장'
21일 싱가포르 통계청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를 기록했다. 분기별 성장률이 2009년 2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가장 저조했다.

가브리엘 림 싱가포르 산업통상부 차관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이 싱가포르 생산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전 세계 전자제품 수요 둔화가 싱가포르 제조업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올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GDP 중 제조업 부문이 전분기 대비 7.1% 감소했다. 특히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제품은 수출 규모가 지난 3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27% 급감하며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싱가포르는 연간 총 무역 규모가 GDP의 세 배를 넘을 정도로 무역이 경제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교역량과 해외 직접투자에서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가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무역전쟁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1.5~3.5%에서 1.5~2.5%로 하향 조정했다. 제프 응 컨티넘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긴장감과 불확실성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싱가포르 주력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