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까지 전 세계 사무직 10% 줄여
포드의 결정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위기를 보여준다. 미국 GM, 독일 폭스바겐, 영국 재규어랜드로버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인력 구조조정을 완료했거나 실시하고 있다. GM은 작년 11월 전 세계 사무직의 약 15%에 달하는 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지난 3월 관리직 직원 약 7000명을 수년에 걸쳐 감원해 비용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 퍼스트’ 전략을 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인력 감원을 미루던 포드마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오하이오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 지역의 근로자들을 주요 지지층으로 삼고 있다. GM이 지난해 11월 북미 5곳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7개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GM 측을 압박하며 크게 불만을 표했다. 포드 측은 미국 지역에서만 7000명 중 23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짐 해킷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동료들과 작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이번 감축은 포드사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서 경쟁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재설계’의 일환”이라고 했다. 사무직을 줄여 관료주의를 줄이고 전기차 등 신사업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포드 측은 이번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광범위한 ‘재설계’를 통해 110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포드는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4% 줄어든 11억4600만달러를 나타냈다. 중국 판매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매출도 403억달러로, 1년 새 4% 감소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