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자동차가 7000명 규모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고위직 등을 포함한 글로벌 사무직 10%에 해당한다. 중국과 미국 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비용 증가, 중국 지역의 매출 감소, 전기자동차 전환 가속화 등으로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드의 결정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위기를 보여준다. 미국 GM, 독일 폭스바겐, 영국 재규어랜드로버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인력 구조조정을 완료했거나 실시하고 있다. GM은 작년 11월 전 세계 사무직의 약 15%에 달하는 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지난 3월 관리직 직원 약 7000명을 수년에 걸쳐 감원해 비용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 퍼스트’ 전략을 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인력 감원을 미루던 포드마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오하이오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 지역의 근로자들을 주요 지지층으로 삼고 있다. GM이 지난해 11월 북미 5곳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7개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GM 측을 압박하며 크게 불만을 표했다.
포드 측은 미국 지역에서만 7000명 중 23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짐 해킷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동료들과 작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이번 감축은 포드사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서 경쟁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재설계’의 일환”이라고 했다. 사무직을 줄여 관료주의를 줄이고 전기차 등 신사업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포드 측은 이번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광범위한 ‘재설계’를 통해 110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포드는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4% 줄어든 11억4600만달러를 나타냈다. 중국 판매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매출도 403억달러로, 1년 새 4% 감소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