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미국 없는' 중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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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갈등에 홀로서기 해야 할 中
내수경제 키워도 연 6% 성장 힘들 듯
박래정 < 베이징LG경제연구소 수석대표 >
내수경제 키워도 연 6% 성장 힘들 듯
박래정 < 베이징LG경제연구소 수석대표 >
![[세계의 창] '미국 없는' 중국의 미래](https://img.hankyung.com/photo/201905/07.14367680.1.jpg)
그런데 중국 공산당이 자랑하는 성공신화에는 핵심 조역이 빠져 있다. 바로 미국이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표방하면서 맨 먼저 미국과의 수교를 추진했다. 대만의 최대 후원자와 손을 잡으려 했던 것은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에 글로벌 시장과의 교류가 필수적이었고, 이런 글로벌 시장질서를 미국이 좌지우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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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어린 학생들은 ‘무찌르자, 중공 오랑캐’라는 행진곡을 입에 달고 다녔다. 이데올로기적 장벽이 무너지고 두 나라가 동양적 가치관을 새삼 공유하게 된 것도 미국과 중국이 먼저 손을 잡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수교 40주년을 맞은 올해 미·중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관세보복은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는 결과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미국이 자신이 만든 글로벌 질서에서 중국의 존재를 불편하게 여기고 있는 이상 이번 관세보복은 이어질 ‘중국 배제’ 조치의 예고편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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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위안화 국제화의 걸음마를 뗀 중국이 ‘자국 특색’의 국가 운용체제를 고수하는 한 일대일로의 세력 범위는 확장될 수 없다. 미국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원조나 직접투자와 같은 당근만으로는 일대일로상 다른 나라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 규모(경상달러 기준)는 미국의 65%까지 커졌다. 세계경제 내 점유율이 커진 데 비례해 산술적으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갈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다. 내수를 키우려 하지만, 단박에 키우려다 후환이 생기는 게 내수의 특성이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 6%대 성장세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중국 내 언론검열이 부쩍 강화되는 추세다. “샴페인을 일찍 터뜨렸다”는 자성도, “미국과 싸우면 우리만 손해다”는 전략적 후퇴 여론도 시중에선 무성하지만 관영 매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미국과의 갈등이 관세보복 난타전으로 공식화되는 순간, 중국 경제는 홀로서기를 각오해야 한다. 주요 2개국(G2) 무역 사이에서 동북아 분업으로 묶인 ‘새우 신세’인 한국 경제도 더욱 위태로운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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